[사실관계 및 사건의 경과] 평석에 필요한 한도에서 대법원판결(이하 단지 ‘대상판결’)의 사실관계 및 사건 경과를 간략하게 보기로 한다. 1. A 회사는 2007년 6월 이 사건 주택(이하 단지 ‘본건 주택’)에 관하여 B 토지신탁회사를 수탁자로 하는 부동산담보신탁계약(이하 단지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B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었다. 신탁계약상의 B의 사전 승낙 아래 A는 그 명의로 목적물을 임대하기로 정하여졌고, 이는 본건 주택에 관한 신탁원부에 기재되어 있다. 2. 피고는 2007년 7월 A로부터 본건 주택을 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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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승배 변호사입니다.
‘신탁부동산’이라는 개념은 모두에게 생소한 용어일 것입니다.
심지어 이러저러한 여러 사건을 맡아 수행하는 변호사 입장에서도 처음 ‘신탁부동산’이라는 단어를 듣고 낯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임대차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것이 바로 신탁부동산이라는 개념입니다.

신탁부동산은 말 그대로 건물의 원 소유주인 신탁자가 수탁자인 부동산 신탁회사로부터 돈을 빌린 뒤 담보조로 잠시 소유권을 이전해주는 담보 대출 개념이라고 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건물을 지으면서 은행 등 금융권으로부터 돈을 대출받아 근저당권을 설정해주는 대신 아예 부동산 신탁회사에게 담보조로 소유권을 이전해주고 돈을 빌리는 개념인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몇몇 큰 신탁 부동산 신탁회사가 있는데요. 한국토지신탁, 대한토지신탁, 무궁화신탁 등이 바로 이런 회사들입니다.
사실상 기능은 근저당권과 크게 다를 바가 없으나 소유권이 신탁자로부터 부동산 신탁 회사에 이전 된다는 점에서 사건 발생시 여러 가지 독특한 모습을 보이는데요. 실무상 흔히 발생하는 문제는 ① 임대차계약에서의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 및 대항력 문제, ② 신탁자에 대한 채권자의 가압류·가처분 등 보전처분과 강제집행의 문제입니다.
신탁부동산에 대한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 청구 가능할까요?
우선 건물 소유권이 이미 부동산 신탁회사로 넘어간 부동산에 대해서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실제 계약은 임대인인 신탁자와 이뤄지게 되는데 사실 임대인은 소유자가 아니라서 임대차계약 체결 권한이 없거나 있더라도 그에 대해 실제 소유자인 부동산 신탁회사가 임차인에 대해 제한적으로 책임을 부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건물 소유자가 아닌 신탁자로부터 부동산을 임차한 임차인이 임대차계약 종료 후 임대인인 신탁자가 아닌 소유자인 부동산 신탁회사로부터 위 부동산을 양수한 제3자에 대해 보증금 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설령 신탁자가 신탁회사로부터 임대차계약 체결 권한을 부여받았다 하더라도 임차인으로부터 보증금 반환 채무까지 인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전제 하에위 신탁회사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은 제3자에 대한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 청구를 기각하기도 하였습니다(대법원 2022. 2. 17. 선고 2019다300095 판결).
즉 쉽게 말해서 ‘신탁부동산’에 대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임차인은 정상적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음에도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불행한 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집을 구하는 분들은 항상 신탁부동산에 대해 임대차계약을 하실 경우 주의 또 주의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탁부동산에 대한 가압류ㆍ가처분 보전처분 강제집행 가능할까?
한편 신탁부동산의 원 소유자, 즉 신탁자에 대한 채권자 또한 신탁자에 대한 임차인과 마찬가지로 채권자의 입장인 점은 동일합니다. 그런데 신탁부동산은 정작 채무자인 신탁자의 명의가 아닌 신탁회사의 명의로 등기가 되어 있기 때문에 위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가처분 등 보전처분이나 압류·경매와 같은 강제집행을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 신탁자에 대한 채권자는 신탁자가 신탁회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장래 소유권이전등기채권이나 또는 신탁 계약으로 인한 발생하는 신탁수익권 등의 채권에 대해 보전처분이나 강제집행 절차를 진행하게 됩니다.
실무상 이런 강제집행 소송은 ‘부동산 가압류’가 아닌 ‘채권 가압류’ 형태로 진행되게 됩니다. 신탁자는 부동산의 소유자는 아니나 소유자인 수탁자, 즉 신탁회사에 대해 채권을 가지는 자이므로 신탁자의 신탁회사에 대한 채권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하거나 압류 등 강제집행을 실시하게 되는 것입니다.
실례로 아는 지인인 채무자에게 자금을 대여해주고, 채무자가 부동산 신탁회사로부터 추가 자금을 대출받아 건물을 짓고도 위 차용금을 변제하지 않아 채권자가 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게 된 사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채권자 입장에서는 위 신탁부동산 외에 별달리 채무자의 재산을 파악할 수 없었고 이에 대한 소송 전 가압류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채무자가 신탁부동산의 소유자가 아니었기에 신탁회사에 대한 장래 소유권이전등기 반환 채권이나 신탁수익권에 대한 가압류를 진행하게 되었고 다행히 채무자의 다수 신탁부동산에 대한 채권가압류가 인용되어 소송 이전에 집행 재산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일상에서는 언뜻 보면 해결이 불가하거나 구제 방법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라 하더라도 법 제도에 대한 이해와 본질을 파악하려고 노력하면 길이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때론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현상을 마주하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한 것도 물론입니다.
어려운 일을 마주할 때에도 항상 희망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 가짐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